저와 비슷한 조건에서 개발자의 길을 고민하고 계신 분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작성합니다.
부트캠프 후기도 알바 썼겠지?
2024년 3월 무렵, 이직을 고민하던 저는 여러 직군의 이야기를 듣게 되었는데 그중 개발자도 있었습니다. '컴퓨터 잘하는 분야 중 하나' 정도로만 생각할 만큼 관심이 없었는데 혹시나 찾아보니 역시나 관심 밖이었습니다.
안타깝게도 검색 기록으로 인해 제 인스타그램은 부트캠프 오마카세가 되었습니다. 온갖 IT 학원과 부트캠프 광고에 오염됐고 제 뇌에도 이염돼 의심인지 호기심인지 둘 다인지 모를 관심이 생겨버렸습니다. 광고의 감언이설과 과대포장을 검증해보고 싶어진 저는 김상중 아저씨 눈빛을 하고 주변에 신뢰하는 개발자분들을 고문해 정보를 갈취할 수 있었습니다.
고문내용 중 일부▼
Q. 사회초년생도 아닌데 이제와서 개발을 배운다는 거 어떻게 생각하는가?
A. 개발에 나이는 중요하지 않다. 다만 포기하지 마라.
Q. 수학 개 못해도 되나?
A. 수학 못해도 된다. 계산 알아서 다 해준다.
Q. 영어마저 개 못해도 되나?
A. 못해도 된다. (영어단어 말하면서)이 정도는 알지?※ 물론 수학, 영어 잘하면 더 유리하다는 의견은 만장일치
Q. 마우스 느려도 되나? 타자 느려도 되나? 특히 영타가 느리다.
A. 손을 빨리 많이 움직여야 되는 일이 아니다. 생각하는 시간이 더 오래 걸릴 때도 있다. 몇 글자 치면 밑에 추천으로 다 떠서 타자속도 느려도 상관없다.
Q. 언어라고 하는데 암기 잘해야 되는가?
A. 외우는 게 아니라 응용이다. 나도 구글 검색 필수다.
Q. 부트캠프 어떻게 생각하는가?
A. 혼자 매일 10시간 이상 공부할 자신 있으면 혼자 하고 아니면 추천
Q. 부트캠프 출신은 거른다는데 정말인가?
A. 내 친구도 부캠해서 작년에 이직했다. 잘하면 뽑히는 거다.면접, 취직 관련 너무 먼 미래의 질문은 '지금 네가 고민할 내용이 아니다.'로 컷 당함7년 차 백엔드 개발자, 10년 차 대기업 개발자, 10년 이상 개발자 및 강사의 주관적인 답변
안드로이드 앱개발 4개월, 가보자고 !
일단 급발진하지 말고 VSC(Visual Studio Code)로 무료 강좌들을 따라 해 보면서 개발이 어떤 건지 파악부터 하라는 처방을 받은 저는 한 달 동안 매일 퇴근 후 HTML과 CSS를 공부했습니다. 적성에 맞는지를 판단하기엔 얕았고 개발 분야는 넓었기 때문에 전향할 힘을 쥐어주긴 연약했지만 흥미를 심어주기엔 적당했습니다. 흥미만 가지고 직장을 그만둘지 선택해야 했다면 어려웠겠으나 저는 이미 퇴사예정자라 좀 더 쉬운 선택이었을 수 있겠습니다. 바로 이직을 할지 개발을 공부해 보며 휴직기간을 길게 가질지의 선택이었습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생각해 보면 선택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아 두 가지 기준을 세웠습니다.
개발 종류
투자 기간
그리하여 제 기준과 부합하는 내일배움캠프의 안드로이드 앱개발 4개월 과정으로 선택하게 됐습니다.
그래서 내일배움캠프 어떤데
추천하고 싶은 이유 다 적으면 뒤로가기 마려울 것 같아서 3개만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일찍 등록하면 사전캠프 가능
본 캠프가 시작되기 전, 기초를 잡아주는 사전캠프로 교육을 받을 수 있는데 저는 퇴사가 늦어지고 이사하느라 못 들었습니다. 사전캠프 수강한 친구들은 본 캠프에 훨씬 수월하게 적응해서 부럽긴 했지만 다행히 본 캠프도 기초부터 순차적으로 가르쳐주고, 사전캠프 들었던 친구들이 텃새 없이 많이 알려주고, 매니저님이 신경 많이 써주셔서 저는 어려움 없이 금방 적응했습니다.
텐텐마냥 나를 성장시켜 준 팀 프로젝트
개인적으로 가장 많이 배우고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고 내배캠의 강점이라 생각합니다. 특정 기준에 치우치지 않고 골고루 팀을 편성해 줘서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해볼 기회를 제공해 줍니다. 코딩실력뿐만 아니라 의사소통능력이나 문제해결능력도 같이 기를 수 있었고 수료 이후에도 연락을 주고받을 만큼 좋은 분들을 많이 알게 됐습니다.
유연한 강의
수준별 강의가 도움 많이 됐습니다. 제일 낮은 반에 자원해서 들어갔는데 솔직히 삐약삐약 기초에만 머무르다 끝날 줄 알았습니다. 쉬운 내용을 가르치는 게 아니라 어려운 내용을 쉽게 가르쳐주시는 양질의 교육을 받으며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수준별 강의 외에도 원하는 강의가 있다면 의견을 적극 반영해 실시간으로 강의해주기도 했고 녹화본으로 복습할 수 있어 유용했습니다.
비전공자 상 탔어요!
4개월이 지난 지금의 저는 여전히 IT 비전공자이고, 수학과 영어를 못하고, 사회 초년생이 아닙니다.
하지만 이제는
코틀린을 쓸 수 있습니다.
안드로이드 앱을 만들 수 있습니다.
누군가와 협업해 앱을 배포할 수 있습니다.
제가 만든 앱이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 출시됐습니다.
제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제가 만든 앱을 설치하고 사용합니다.
첫 과제 제출 후, 감격스러워 찍어둔 스샷
앱 배포 준비, 개발자 계정을 생성하고 앱을 출시한다는 게 믿기지 않아 찍어둔 스샷
물론 쉽지 않았고, 지금도 너무나도 부족하지만 내일배움캠프 이전과 비교하면 기적처럼 변했다고 느낍니다. 혼자 공부했으면 아직도 이론만 붙들고 클론 코딩만 하고 있었을 겁니다. 검색하고 책에서 배울 수 있는 지식은 한정적이고 불확실합니다. 신뢰할 수 있는 튜터님께 여쭤보고 즉각적인 피드백으로 교정되는 과정이 올바르게 성장할 수 있는 가장 빠르고 정확한 방향이었습니다. 덕분에 수료식에서 저와 저희 팀원이 만든 어플이 상을 받았고, 가장 큰 성장을 이루어낸 사람으로 제가 선정되는 과분한 축복을 누릴 수 있었습니다.
마치며
모르는 건 부끄러운 게 아니고, 모르는데 알려고 하지 않는 게 부끄럽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틈만 나면 튜터님과 친구들을 찾아가 도움을 요청하며 괴롭혔답니다. 귀찮기도 성가시기도 했을 텐데 매번 친절하고 이해하기 쉽게 가르쳐 준 모든 분들의 노고 덕분에 여기까지 성장해 낼 수 있었습니다. 또한 형식적인 언행이 아니라 마음 다해 격려해 주신 매니저님의 섬세함으로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해낼 수 있었습니다. 함께해 주신 귀한 분들께 머리 숙여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